# Ep1. 산티아고 순례자길을 가는 이유

나에게로 더 가까이 가기 위한 결심,
산티아고!

서른 중반의 나이에 갑작스럽게 퇴사를 했습니다.
8, 9년의 회사 생활로 예전의 내 모습을 점점 잃어버렸고, 쌓이는 화는 좀처럼 풀리지 않았습니다.

홧김에 퇴사를 마음먹고 제일 먼저 한 일이 산티아고 순례자 길을 가기위한 준비였습니다.

잃어버렸던 그 모습들이 나인지, 아니면 지금의 내 모습이 나인지 알고 싶었습니다.

어느 정도 준비를 마치고 주위 지인들에게 산티아고 행을 널리 소문내고 다녔습니다.
우유부단하고 주도적이지 못한 성격 탓에 이 결심이 무너질까봐 이런 나를 좀 붙잡아 달라는 의미로 말이죠.

여러 반응들이 재미 있었습니다.

"뭘 돈내고 거기까지 가서 걷냐, 제주도 둘레길이나 걸어라"
"대단한 결심이다. 꼭 몸 건강하게 돌아와라"

가지각색의 반응들이었지만 그 끝에는 항상 지인들의 정이 느껴졌습니다.

퇴사와 맞물린 이유도 있겠지만 거의 한 달 이상을 여러 지인들과 저녁 자리를 가졌고, 그분들의 격려와 응원에 이 결심은 무너지지 않았습니다.
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.

길지 않았던 준비 기간에도
꾸준히 걷기 운동도 하고, 순례길에 필요한 물품들도 모두 다 준비 했습니다.

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아직 두려움 보다,
매우 떨리고 설레이는 마음 뿐입니다.

고난의 길.
그 끝에 나를 만날 수 있을까?

이 의문을 느낌표로 바꾸기 위해 갑니다.
순례자의 길! 산티아고로 오늘 출발합니다!

핀에어 타고 파리 가기